새해부터 다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수출기업과 금융권 대상 외환거래 단속에 나서지만 국내 통화량이 지나치게 많아 당분간 환율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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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진구 서면시장 환전소를 찾은 관광객들이 달러와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을 살펴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으로, 1480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말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1420원 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새해부터 다시 재상승 랠리를 이어간다.
정부는 환율 방어에 총력전이다. 관세청은 지난 13일 수출기업 1138곳에 대한 외환거래 검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도 각 금융사에 해외 주식 투자 및 외화 금융 상품과 관련해 과도한 판매 마케팅이나 이벤트 등을 자제해달라는 지도 방침을 세웠다. 당국의 지침 아래 은행들도 기업의 달러 수요를 줄이고자 달러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단속에도 환율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통화량이 너무 많이 풀린 것이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진단한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현금(M1)’에 현금과 다름없는 저축·예금 등을 더한 ‘광의통화(M2)’가 2022년 1월 3639조4600억 원에서 2025년 9월 4447조9600억 원으로 늘었다. 3년 9개월 누적 증가액이 808조5000억 원(22.2%)에 이른다. 이 기간 미국은 21조5900억 달러(약 3경1500조 원)에서 22조2100억 달러(3경2700조 원)로 6200억 달러(941조1300억 원·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액을 꼽지만, 이들의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액은 1024억2000만 달러(약 151조 원)다. 2024년 421억 달러(62조2300억 원)보다 늘어났지만, 통화량 증가분에 비하면 절대 금액이 크지 않다.
더구나 올해도 800조 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재정이 풀릴 예정이다. 본예산이 727조9000억 원으로 편성됐고, 공공기관 투자 계획도 70조 원이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은 633조8000억 원 투입된다. 올해부터는 연간 200억 달러(약 29조4800억 원) 한도 안에서 대미 투자금도 집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실패하면 올해 연간 환율 상단이 1500원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