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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8명이 ‘주민 1명 1년치’ 돈 쓴다…내수침체 타개 효과

부산…세계가 몰려온다 <1> 다음은 500만 유치다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6-01-01 19:08:1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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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소멸지 활력 불어넣는 관광
- 작년 350만명 각 120만 원 소비
- 인구 43만명이 늘어난 경제효과

- 개별관광으로 재편이 세계 추세
- 체류형 콘텐츠 등 고부가 필요성
- 직항확대와 K-컬처 이벤트 추진

부산이 외국인 관광객 350만 명 시대에 들어섰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 296만 명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부산시는 이를 발판 삼아 2028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 유치라는 다음 목표를 내놨다. 350만이 회복의 신호였다면 500만은 부산이 ‘지속 가능한 글로벌 관광 도시’로 도약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수산물을 둘러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500만은 ‘도시 체력’ 문제

1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관광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여가나 유흥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인구 감소와 내수 정체가 맞물린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관광은 외부 소비와 사람을 끌어오는 가장 직접적인 도시 활력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한국은행과 주요 경제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지역 관광수입이 1% 늘어나면 지역 고용은 0.8%, 지역내총생산(GRDP)은 0.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8명의 소비가 정주 인구 1명의 연간 소비와 맞먹는경제효과를 낸다는 분석도 제시한다. 이를 적용하면 지난해 부산이 기록한 외국인 관광객 350만 명은 정주 인구 약 43만 명이 늘어난 것과 유사한 경제 효과를 낸 셈이다. 이는 부산 기초지자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해운대구 전체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숙박 교통 식음료 쇼핑 등 소비 항목이 지역 전반으로 분산되는 특징이 있다. 단기 이벤트성 소비가 아니라 숙박업과 골목 상권, 전통시장까지 파급 효과가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의 ‘혈류’를 넓힌다고 얘기한다. 부산관광공사 조사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20만 원을 넘어서며 체류 기간이 길수록 소비 규모 역시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 증명됐다.

이 때문에 ‘500만’은 단순한 방문객 수를 넘어 외부 소비가 상시적으로 유입되는 도시 체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관광객이 늘었다가 빠져나가는 구조가 아니라, 꾸준한 유입과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500만 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더 많이’보다 ‘더 깊게’

500만 시대를 향한 접근 방식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관광 시장은 단체 관광 중심에서 개별 자유여행(FIT)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부산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광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저가 위주의 단체 관광은 체류 기간과 소비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한상현 동의대 국제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단체 관광은 질을 높여 저가 이미지를 벗고, 개별 관광은 저변을 넓혀 도시 전반을 체험하도록 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머릿수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고부가 관광으로 전환해야 500만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관광산업의 구조적 한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약 80%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 속에서, 부산은 ‘경유지’가 아닌 ‘직접 입국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 방문 외국인 가운데 46.6%는 인천 등 다른 지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직항 노선 부족으로 항공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성장의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제2인바운드 관광권, 지렛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제2 인바운드 관광권’ 조성 사업을 중요한 기회로 본다. 인바운드 관광권 조성은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 시장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제1의 인바운드 관광권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을 제외한 후보지 2·3곳을 추리고, 최종 1·2곳을 인바운드 관광권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이 제시한 중점 과제들도 이 구상과 맞닿아 있다. 접근성 강화를 위해 공항·항만 고도화와 직항 노선 확대를 추진하고, K-컬처 기반 메가이벤트와 미식·야간관광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인접 시도와 연계한 초광역 관광권을 구축해 체류 기간을 늘리고, 관광 소비를 권역 전체로 확산시키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관광권 구성 방식 역시 다양한 제안이 나온다. 해양·도시 관광에 강점을 지닌 부산과 경남권 주요 도시를 연계하는 방안, 역사·문화 자원이 풍부한 경주와 부산을 묶어 일본의 오사카·교토처럼 상호 보완적인 관광 축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다. 단일 도시 경쟁을 넘어 ‘권역 단위 체류 관광’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500만 시대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부산시 관계자는 “500만 명 목표는 숫자 자체보다 관광이 도시 경제와 시민 삶에 어떻게 기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접근성 개선부터 콘텐츠 고도화, 광역 연계까지 다양한 전략을 차근차근 추진해 부산이 지속적으로 선택받는 관광 도시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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