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항공 등 성장 잠재력 충분”

한 글로벌 컨설팅이 한국 딥테크(Deep Tech) 생태계가 과도하게 인공지능(AI)과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됐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우주항공, 양자기술, 차세대 원자력 분야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딥테크란 혁신의 기반이 원천 기술 산업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를 말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핀란드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전략 컨설팅 업체인 레달(Reddal)은 최근 이 내용을 담은 ‘한국 딥테크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기준 한국 딥테크 산업과 투자 흐름은 AI와 시스템 반도체에 과도하게 집중돼 생태계 전반의 균형 있는 성장은 제약받는다고 분석했다.

정부 주도의 AI 사업과 그래픽 처리 장치(GPU) 공급망 동맹 구축 등을 바탕으로 민간 R&D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데이터 집약과 기술 세대 전환을 반복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온 미국 중국과는 같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레달은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경로를 답습하기보다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제조·디바이스·디지털 서비스 전반으로 확장되는 수직적 밸류 스택(Vertical Value Stack)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직적 밸류 스택이란 기업이 특정 산업이나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 사슬의 여러 단계를 수직적으로 통합해 쌓아 올린 구조를 의미한다.

레달은 우주항공, 양자기술, 차세대 원자력 분야는 한국이 이미 축적한 기초과학과 공공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지닌 전략 분야로 평가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는 발사체와 인공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 주도의 초기 상용화 단계를 넘어, 가치사슬 전반으로 확장되는 성숙 단계로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