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해연승·채낚기 등 규제 완화
- 총허용어획량 제도 준수 혜택
정부가 과도한 어획을 막고자 시행하고 있는 ‘선복량 제한’을 38년 만에 폐지했다.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어업의 생산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다.
14일 해양수산부는 ‘수산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선복량이란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일컫는다.
해수부는 남획으로 인한 수산자원 고갈을 방지하기 위해 1987년 선복량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를 도입했다. 어선들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아 보관하려고 선원들이 휴식할 수 있게 하는 공간마저 창고 등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수부는 선복량 제한으로 이런 관행을 뿌리 뽑으려 했다.
이번에 규제에서 벗어나는 대상은 대형선망 근해연승 근해채낚기 등 3개 업종이다. 세부적으로는 대형선망은 ‘50t 이상 140t 미만’에서 ‘50t 이상’으로, 근해채낚기와 근해연승은 ‘10t 이상 90t 미만’에서 ‘10t 이상’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해수부는 어획량 상한까지만 어획할 수 있게 하는 ‘총허용어획량(TAC)제도’가 이들 업종에서는 잘 지켜지고 있어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TAC는 어선별로 할당된 어획 배분량 내에서만 조업할 수 있으므로 굳이 선복량을 제한하지 않아도 자원관리가 가능하다. 이는 어획 강도를 제한하는 규제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다.
업계에서는 해수부의 이번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 선주들은 자원 관리를 위해 TAC 제도를 도입하고도 여기에 더해 같은 이유로 선복량을 제한하는 것은 이중 규제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해수부 조처는 사고 발생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바다 상황이 악화됐을 때 선복량이 큰 배는 복원력이 생겨 한쪽으로 힘이 쏠려도 쉽게 넘어가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처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 해역에서 침몰한 어선 사고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의 엄격한 선복량 규정으로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온 이유다.
대형선망수협 천금석 조합장은 “각종 규제를 지켜가며 어업 활동을 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선복량 제한 정책을 폐지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적자가 누적돼 법정관리를 받거나 철수를 고려하는 선단이 늘고 있어 신조 지원 완화 등 추가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