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하와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놔 통화 정책 방향은 앞으로 경제 상황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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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은 금통위는 7, 8, 10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무엇보다 환율과 집값 등 외환·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7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고, 이는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된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원화 가치 약세 배경으로는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서학 개미 등 거주자의 해외 달러 투자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환율 비상’ 상황에서 굳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가치 절하를 부추길 이유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의 금리 결정은 집값과 가계대출 불씨를 되살릴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민간 소비 회복세 등으로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 압박이 연초보다 크지 않은 점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달까지 줄곧 언급했던 ‘인하 기조’가 ‘가능성’으로, 추가 인하 ‘시기’가 ‘여부’로 대체됐다. 향후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선 추가 인하를 안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