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임기근(왼쪽 두 번째) 기재부 2차관 주재로 ‘2025년도 제5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수리조선단지 조성 의지를 밝힌 가운데 15년간 추진된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민간투자사업’이 좌초 수순을 밟게 됐다. 사업 추진 방식을 놓고 민간 업체와 주무부처 간 갈등이 끊이지 않던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투자사업 지정 취소를 최종 확정했기 때문이다.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좌초된 것이 아니다’고 밝히지만 특정 사업 방식을 고수한 해수부와 분쟁 조정에 실패한 기획재정부 모두에 비판이 집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25일 서울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임기근 기재부 2차관 주재로 ‘2025년도 제5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민간투자사업 지정 취소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대형선박 수리 시설을 (부산항에)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2023년 7월 민간투자사업 지정 이후 두 차례의 제3자 제안공고(2023년 7월·2024년 5월)에도 사업자가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며 “해수부가 사업방식 변경을 위해 민간투자사업 지정 취소를 (기재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대형 선박의 검사·수리 서비스 제공 시설을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부두 남측 수역(부지 30만㎡)에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4000억 원 수준이다. 2009년 당시 국토해양부의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에 처음 반영된 이후 14년 만인 2023년 7월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제3자 제안공고에서 7개 업체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민간 사업자는 해수부가 채택한 BTO(수익형 민자사업) 사업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BTO-a(손익공유형 민간투자)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BTO-a는 민간 업체가 시설을 지어 정부 등에 소유권을 양도한 뒤 일정 기간 직접 시설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BTO 로 사업을 추진하면 ‘비용 대비 가치’의 수치가 -20%로 나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사업자의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해수부가 당초 BTO-a 방식으로 민자적격성 조사를 완료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권고에 따라 협의 없이 BTO 방식으로 바꿨다”고 주장하며 해수부 이의신청과 기재부 분쟁조정 신청을 진행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해수부)가 기재부에 민투사업 지정 해제를 요청한 것은 사업자 측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해당 사업자가 민자 방식인 ‘비관리청 항만개발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에 사업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비관리청 항만 개발 사업은 민간이 관리청 허가를 받아 자체 자본으로 시설 공사를 시행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설계된 만큼 이번 지정 취소안 의결로 ‘부산항 신항을 이용하는 대형선박 선사에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항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사업 계획은 동력을 잃게 됐다. 앞서 전 장관은 지난 19일 세종에서 열린 부산상공회의소와의 간담회에서 수리조선단지 조성에 대한 뜻을 밝혀 향후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