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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7일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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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을 맡을 사업자 선정에 다시 나서면서 공사 기간을 84개월에서 106개월로 22개월 늘린 것은 후속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이렇게 될 경우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주민의 강한 반발을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그러나 공기 연장에 따라 개항 시기도 2035년 말로 늦춰지면서 책임 공방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말 공고될 입찰의 핵심은 공기 연장이다. 최근의 물가 상승을 반영해 공사비도 10조5000억 원에서 10조7000억 원으로 늘렸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육상과 해상에 걸쳐 건설돼야 하는 가덕도신공항의 특성상 어려운 공사가 될 수밖에 없어 공기 84개월은 턱없이 모자란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이에 국토부는 업계와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한 뒤 공기 연장을 결정했다. 개항 시기는 2035년 말로 책정됐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요구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만큼 앞으로 진행될 입찰에서는 다수의 컨소시엄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재입찰 때 2개 이상의 컨소시엄이 응찰하면 경쟁구도가 형성돼 신속하게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 또 유찰 때는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가 결국 업계와의 힘겨루기에서 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진작에 공기를 늘렸다면 입찰이 4차례나 유찰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바라봤다는 비판도 있다. 수의계약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공기 연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가 지난 6월 사업 포기를 선언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공기(108개월)와 국토부가 새로 설정한 공기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삼은 시각도 있다. 공기만을 놓고 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요구를 받아들여도 무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이번 입찰 조건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계획과는 내용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공사의 핵심인 연약지반 안정화를 위해 이 부분의 공기를 기존 53개월에서 66개월로 늘린 것 등이 이전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그동안 신속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결국에는 개항 시기가 애초 2029년 말에서 2035년 말로 6년가량 미뤄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분명한 국토부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국토부는 이로 인해 지역주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국토부의 방침이 나온 즉시 “자기모순에 빠진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인 이유다. 그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국토부는 2023년 전문가 토론과 충분한 검증을 거쳐 84개월로 공사 기간을 정했다”며 “그런데도 공기 연장에 대한 과학적, 실증적 근거조차 결여된 채 106개월로 결정한 것은 건설업계 수용성의 벽을 넘지 못한 자기모순에 빠진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국토부의 이런 행보를 거론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후에 대형 국책사업을 진행할 때 다시 업계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2029년 말 개항이라는 목표를 이루고자 사실 도전적인 공기를 설정했으며 우리 업계의 기술력이라면 84개월 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 과정에서 업계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점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덕도신공항의 차질 없는 건설이므로 향후 일정을 충실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