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전통주 제조업체 등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현행 주류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시음용 술의 물량 한도가 지금보다 늘어나고 주류 용기에 부착하는 ‘납세증명표지’ 관련 규정은 크게 완화된다.

종합주류 도매업과 관련한 신규 면허 기준도 개선된다.

각종 전통주가 진열된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국세청은 이런 내용의 주세사무처리규정 개정안과 고시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국내 주류산업, 특히 소규모 전통주 사업자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제조업체 현장 방문과 업계의 개선 의견 등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 주류 관련 규제를 완화하게 됐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우선 국세청은 불법 가공이나 탈세 방지를 위해 일정 주류에 부착하는 납세증명표지의 경우 전통주에 한해 주세 감면 수량(발효주류 1000㎘, 증류주류 500㎘)까지 부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표지 부착 의무를 완화한 것이다.

아울러 소규모 신규 주류 제조업자의 주류에 대해서는 최초 면허일의 다음 분기까지 납세증명표지 부착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는 소규모 주류 면허자의 사업 초기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조처다. 국세청은 “연간 90여개의 신규 업체가 비용을 감축할 것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음용 술 물량 확대도 추진한다. 주류 제조업자나 수입 업자가 자사의 주류를 홍보하기 위해 제공하는 시음주의 물량 한도를 탁주·과실주 등은 약 10%, 전통주는 약 20% 늘린다.

이는 시음주 승인 신청이 2021년 약 1000건에서 지난해 5000건 이상으로 증가한 추세를 반영한 결정이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주류 제조업자·수입업자만 시음용 술을 제공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전통주 홍보를 위해 국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행사에서 전통주를 판매하는 소매업자도 시음주를 제공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달 경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와인·전통주 박람회’ 준비 과정에서 나온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이 문서나 영수증 형태로만 발급되던 주류 판매계산서는 전자문서로도 작성할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은 신규 면허 산정기준도 개선하기로 했다. 종합주류 도매업 면허는 과당 경쟁을 방지하고 유통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별 정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규 면허 선정 방식이 ‘주류 소비량 기준’과 ‘인구수 기준’의 평균값이었는데 국세청은 둘 중에 더 큰 값으로 산정하기로 했다. 이는 ‘관광지역의 경우 주류 소비량은 많지만 인구 수가 적어 신규 면허가 제한된다’는 업계 지적을 반영한 조처다.

국세청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전통주·소규모 업체의 납세협력비용 절감, 지역별 시장환경을 반영한 유통 기반을 제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우리 술(K-SUUL)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기초체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