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춤에 따라 지역 중소업체와 농가에 회생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여러 가지 품목을 소량으로 배송할 수 있는 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지역에 있는 중소형 매장이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정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어 물량을 공급한다. 이렇게 되면 양측은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 도매시장 체계를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또 도매시장 반입, 상하차, 재포장 등 그동안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과정의 생략이 가능해진다. 주문 품목이 산지에서 소비지로 바로 배송되므로 비용도 이전보다 훨씬 줄어든다.

경남 거제의 일부 슈퍼마켓은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해 큰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들 업체는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거쳐 물량을 확보했으나 ‘경남거제수퍼마켓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해 온라인 공동구매 직거래로 방식을 바꿨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이전에 비해 12.4%의 물류비 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에는 전국에서 5300여 명의 판·구매자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일을 기준으로 할 때 누적 거래액은 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정부는 더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게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연매출액 한도 폐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전에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에 참가하려면 한 해에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했다. 이에 중소업체의 진입을 아예 차단하는 규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과도한 규제라는 이 같은 여론을 수렴, 지난 9월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췄다. 또 내년 9월에는 이 규정을 완전히 삭제한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앞으로 온라인 도매시장 유통구조를 기존의 6단계에서 4단계로 단축한다. 2030년까지 유통비용률을 현재보다 10% 줄인다는 것이 목표다. 이어 거래 가능한 품목은 60개에서 134개로 늘린다.

박은영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시·공간 제약을 벗어난 플랫폼 기반이어서 기존의 오프라인 도매 거래 체계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주체들이 새롭게 참여할 수 있다”며 “중소 업체들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를 지속해 손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