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김의 해외시장 장악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올해에는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일본 매장에 진열된 한국산 김.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를 보면 올해 1~9월 김 수출액은 8억8233만 달러(1조2572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억7366만 달러·1조1023억 원)보다 약 14.0% 늘었다. 10년 전인 2015년 1~3분기(2억2225만 달러)와 비교하면 네 배에 이른다. 국가별 수출액은 일본이 1억8975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미국(1억8325만 달러), 중국(8920만 달러), 태국(8298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작년 동기에 비해 41.4% 증가했다. 일본과 미국도 각각 18.4%, 14.2% 늘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김 수출액이 얼마나 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수치는 9억9700만 달러였다. 3분기까지 수출이 지속해 증가하면서 1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면서 기대치에 이르지 못했다. 만약 올해 10억 달러를 넘어선다면 애초 해수부가 제시했던 2027년보다 목표 달성 시기가 2년 앞당겨지게 된다. 이와 관련, 해수부 측은 “대미 관세가 15%로 확정되면서 업체들이 김 가격을 올리면 현지 소비가 줄겠지만 10억 달러는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K-김’의 인지도를 더 높이고자 김의 이름과 수출 규격 등에 대한 국제 표준화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김 수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음에도 현재 해외시장에는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나 영어명인 씨위드(Seaweed)로 불리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해수부는 국산 김을 ‘GIM’으로 표준화해 해외 소비자에 알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의 하나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김 표준화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는 지난 9월 이 기구의 아시아 지역조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본 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위원회는 11월 중 심의를 거쳐 한국이 주도하는 김의 국제표준화 작업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승인 결정이 나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6~7년 동안 국산 김 성분의 안정성 등을 증명하고 명칭 등을 표준화하는 일을 수행한다. 해수부는 우리나라 김의 국제표준이 만들어지면 식품 수입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시장 개척도 쉬워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