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도를 건설하고자 할 때 토지가 수용되는 주민에 대한 보상 속도를 이전보다 6개월 이상 줄이기로 했다. 사업에 탄력을 붙이는 한편 토지 보유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국도 건설 공사 현장.

2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도 건설사업 용지 보상 업무 지침’을 마련해 3일부터 관련 기관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도 건설공사 착공을 위한 용지 보상에는 평균 22개월이 걸렸다. 가장 큰 이유로는 설계도면(지형도)과 보상도면(지적도) 간 경계선 불일치로 인한 측량 추가 시행이 거론된다. 보상 담당 부처와 관계 기관 간 의견 대립 등도 용지 보상에 오랜 시간이 걸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보상에 불만을 가진 토지 보유자들이 집단행동을 하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 업계 등에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속해 제기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의견을 수렴, 관련 지침을 마련해 국도 건설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우선 국토부는 설계도면과 보상도면 간 경계선 차이를 해소하고자 실시설계 단계 때부터 실제 토지 경계와 지형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적중첩도’를 만들기로 했다. 또 도로 부지로 선정된 곳에 대한 지적 현황 측량도 함께 진행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한국부동산원, 한국국토정보공사(LX) 등 보상 및 측량 관련 전문 기관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보상 대상 재산 조사를 하게 한다. 또 토지 보상 업무를 전문 기관에 맡기는 ‘위탁 보상’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업무 단계별 담당자 역할을 명확히 규정, 설계-측량-관계 기관 협의-보상 등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게 한다. 여기에는 단계별 업무 인수인계 기간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국토부는 이번에 배포하는 지침이 제대로 운용되면 국도를 만들 때 보상 소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 사업 지연에 따른 건설사들의 불필요한 비용 소요 등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우제 국토부 도로국장은 “정체 구간 해소, 지역 간 원활한 교류 등을 위한 국도 건설은 신속한 진행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침이 일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