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발업계가 한국신발산업 역사를 되돌아 보고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국신발산업 100년사’를 발간했다. 부산을 거점으로 성장한 한국 신발산업은 한때 우리나라 수출을 책임질 정도로 번창했으나 산업 변화 흐름에 따라 지역 주요 산업 자리를 내줬다.

30일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신발산업 100년사 발간식’에서 한국신발산업협회 관계자 및 기업인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신발협회는 30일 벡스코에서 ‘한국신발산업 100년사 발간식 및 2025 범한국신발인대회’를 개최했다. 산업통상부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신발산업협회 한국소재융합연구원 신발패션진흥단이 주관했다.

100년사는 1919년 국내 첫 도입된 후 신발산업 역사를 ▷태동기(1919~1962년) ▷성장기(1962~1970년대 중반) ▷과도기(1970년대 후반~1990년대 초) ▷해외진출기(1990년대) ▷국내 해외 이원 시대(2000년대) ▷대전환기로 나눠 담았다. 태동기에는 삼화고무 태화고무 국제화학 동양고무 진양화학 보생고무 경성고무 등 1970·80년대 신발 전성기를 이끈 기업들이 등장했다. 성장기에는 국내 신발산업 수출 비중이 내수를 앞질렀다. 한국 10대 기업에 삼화고무 진양화학 국제상사가 포함되면서 부산 서면에서 사상로까지 ‘신발기업 벨트’가 형성됐다. 신발 대기업이 몰락하는 과도기(1970년대 후반~1990년대 초), 해외진출기(1990년대), 그리고 부품은 국내서 조달하고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국내 해외 이원 시대’(2000년대)를 거쳐 오늘날 4차 산업혁명기인 대전환기가 서술돼있다.

대표 집필을 맡은 권순익 전 국제신문 논설위원은 “한국의 신발산업은 한 세대에 기적적인 압축성장을 달성한 타 산업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경로를 밟았다”며 “가장 먼저 해외에 대규모로 진출한 산업으로, 대한민국의 어느 산업보다 넓은 해외 경제영토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이 시기 근로자와 해외 현지를 누빈 신발인 등 현장에서 분투한 19인의 회고담도 담겼다.

문창섭(삼덕통상 회장) 한국신발산업협회 회장은 “100년사는 역경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신발 산업을 세계적인 산업으로 키워낸 선배 신발인에게 바치는 헌사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신발 산업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으며 AI(인공지능)와 데이터, 헬스케어, 친환경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세계 신발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