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대형주 중심 순매수 큰 역할
- 증시 활성화 정책 신뢰 회복도 한몫
- 상승 유지하려면 개인 매수세 붙어야
- 배당소득 세제부담 감소 등 정책 필요
코스피가 27일 전인미답의 4000선을 돌파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5000시대’를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개미(개인투자자)의 재유입’과 함께 정책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갖은 풍파 이겨낸 값진 결실
‘코스피 4000’은 장기간 정체의 역사를 거친 뒤 얻은 값진 결실이다. 1983년 1월 4일 발표된 코스피는 1989년 3월 최초로 1000선을 뚫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으로 1000대에서 등락하던 코스피는 2000년대 들어 급속한 경제 회복과 적립식펀드 열풍, 중국 경제 급성장에 힘입어 2007년 7월 2000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면서 2008년 다시 1000선 아래로 밀려났으며 2010년 이후로도 약 5년간 1800∼2200대 박스권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피는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으며 1500선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다시 급반등해 2021년 1월 ‘3000시대’에 도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경기 둔화 공포로 인한 ‘블랙 먼데이’와 국내 비상계엄 사태가 이어지면서 2300선 아래로 밀렸다.
그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책 기대에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코스피는 지난 6월 드디어 ‘3000시대’를 열었다. 이후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 유지 기대에 분위기가 반전했고, 지난달에는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 4000선을 뚫었다.
역사적인 ‘코스피 4000’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쓸어 담으며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조2302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선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국내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개미 돌아오면 ‘코스피 5000’ 간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의 우상향 흐름 자체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차츰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고, 코스피 밸류에이션 수준도 글로벌 평균 대비 낮은 편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코스피가 4000을 넘어 5000으로 가기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퇴직연금 등 ETF(상장지수펀드) 수급으로 우회 투자를 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개별 주식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찬 리서치센터장은 “세제 측면에서는 배당 소득 부담이 줄어들어야 하고, 수급 측면에서는 장기 투자와 관련한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무엇보다 기업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과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물가 상승 속도와 그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여부, AI 거품론 등을 연말까지 코스피 등락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