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1월부터는 새로 출시되거나 수입되는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이 의무화된다. 페달을 잘못 밟아 발생하는 급가속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또 전기차에는 배터리의 잔존 수명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23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2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먼저 국토부는 2029년 1월 1일부터 제작·수입되는 신차(승용차와 3.5ｔ 이하 승합·화물·특수차)에 대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장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승용차에는 이 규정이 곧바로 적용된다. 3.5ｔ 이하 승합·화물·특수차는 2030년 1월 1일부터 규정을 따라야 한다. 국토부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국제기준이 마련(2025년 6월 발효)된 이후 일본이 처음으로 의무화(수입차 2029년 9월·자국 생산 차 2028년 9월)한 것과 우리나라의 기술 개발 여건 등을 참조해 시행 시기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차량이 정지한 상태에서 전방 및 후방 1~1.5ｍ 범위 장애물(정지 차량·고정 벽 등)을 감지할 때 운전자가 급가속으로 페달을 조작하면 출력을 제한하는 성능을 갖춰야 한다. 이는 국제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기술과 동일한 수준이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전기차 보급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배터리 성능에 대한 소비자의 정보 제공 요구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 제작사가 잔존 수명 표시장치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 조치가 시행되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배터리 재제조 등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대형 경유 트랙터의 친환경차 전환을 촉구하고자 전기·수소 트랙터 연결 자동차의 길이 기준을 현재 16.7ｍ에서 19ｍ로 완화한다. 그동안에는 경유 트랙터가 전기나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려고 배터리나 관련 용기를 설치하면 차량 길이가 기준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친환경차로 바꾸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밖에 국토부는 자동차 전·후면 등화 장치에 자동차 제작사의 상표 결합을 허용,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신기술 개발도 지원하기로 했다.

개정안 전문은 국토부 누리집(http://www.molit.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우편 또는 누리집을 통해 의견도 제출할 수 있다. 박용선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국민 안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가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업계 건의 사항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국제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안전기준을 마련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