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과 관련해 정부가 결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독과점 항공노선 이전’ 관련 절차가 본격화한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연합뉴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관련 시정사항 이행을 감독하는 이행감독위원회(이감위)는 지난 20일 정기회의를 열고 10개 노선 이전을 위한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총 34개 노선의 공항 슬롯(slot·항공기 이착륙을 위해 배분된 시간)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로 이전하는 등의 구조적 조건을 부과했다.

이전 개시 10개 노선은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괌 ▷부산~괌 등 미국 4개 노선을 비롯해 ▷인천~런던 등 영국 1개 노선 ▷인천~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1개 노선 ▷김포→제주 ▷광주→제주 ▷제주→김포 ▷제주→광주 등 국내 4개 노선이다.

앞으로 이감위는 대체 항공사 신청 공고를 낸 뒤 적격성 검토를 하게 된다. 이후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교통심의위원회 평가 등을 거쳐 최종 슬롯·운수권이 배분된다.

대체 항공사로 선정된 곳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배분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인천~호놀룰루 노선과 인천~런던 노선은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이 각각 에어프레미아와 버진아틀란틱을 대체 항공사로 이미 지정한 상태여서 대체 신청 공고가 없을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인천~로스앤젤레스(LA) ▷인천~샌프란시스코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파리 ▷인천~로마 등 6개 노선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치에 따라 에어프레미아·유나이티드항공·티웨이에 배분이 완료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른 경쟁당국의 조치 사항 외에 규모가 큰 노선부터 우선 절차가 시작된 것”이라며 “한 번에 이전 절차를 할 경우 시장에 나타날 충격을 고려해 분산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