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한미군 군사우편을 통해 한국으로 밀반입된 마약이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아이클릭아트 제공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17일 관세청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힌 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주한미군 군사우편물을 통해 국내에 반입하려다 적발된 마약류는 중량 기준 총 7㎏(2억6000만 원 상당)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적발된 해당 마약류는 2.4㎏으로 2023년(0.69㎏)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적발량이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합성대마’를 꼽았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합성대마 적발량은 총 0.176㎏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한해에만 1.978㎏이나 적발됐다.

합성대마는 전자담배에 사용하는 대마카트리지 형태로 밀반입되는 경우가 많다. 외형상 일반 액상전자담배와 구별이 어렵고, 특유의 대마 냄새도 거의 없어 마약탐지견이 감지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과거 필로폰과 대마 등 전통적인 마약에서 적발이 어려운 합성대마를 밀반입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진단이다.

문제는 관세청의 적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관세청은 국내에 반입되는 미국 군사우편물 전체를 엑스레이(X-ray)로 검사하고, 의심 물품이 있으면 미군 입회하에 우편물을 열고 검사한다.

그러나 개장 검사를 실시한 물품 비율은 지난 5년간 평균 19.4%에 불과했다. 이런 실정 탓에 군사우편을 통해 1년 3개월간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한 주한미군 17명이 2023년 9월 무더기로 적발된 적도 있다.

김 의원은 “국제우편·특송화물 등 해외직구를 통한 마약 밀반입 시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군사우편물은 여전히 사각지대”라며 “미군 입회를 통해서만 우편물을 검사하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인 상황이다. 최근 활발하게 단속되고 있는 합성대마의 경우 적발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관세청의 통관 검증 체계를 점검하고 적발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