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국산 품종 3종으로 샤인머스켓 등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포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정한 당도를 유지하는 데다 맛도 좋아 향후 특정 품종에 몰린 소비 판도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코코볼’.

15일 농진청은 민관 협력으로 만들어진 고품질 포도인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를 본격적으로 보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국내에 들어온 샤인머스켓은 당도(평균 18브릭스)가 높고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최근 재배면적이 급속히 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역시 높다. 이에 농진청은 국내 품종 보급으로 현재의 시장 구도를 재편성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코코볼은 코코아 빛을 띠는 얇은 껍질에다 손으로 빚은 듯한 결이 돋보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껍질째 먹어도 될 만큼 껍질이 얇고 과육이 단단하다. 당도는 평균 19브릭스 이상이다. 특히 송이가 성글게 달려 알 솎는 데 드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농가가 선호한다. 지난해부터 보급이 시작됐으나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

슈팅스타는 솜사탕 향이 나는 품종이다. 평균 당도는 19브릭스 이상이며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독특한 향을 지녀 젊은 층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는 백화점과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 물량이 늘어나는 중이다. 홍주씨들리스는 ‘씨 없는 빨간 포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식감이 우수하고 샤인머스켓과 마찬가지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장점이다. 평균 당도는 18브릭스 이상으로 측정됐다.

현재 농진청은 오는 2030년까지 세 품종의 재배면적을 300ha까지 늘려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뒤 지자체, 생산자 단체, 유통업계와 협력하고 있다. 한국포도회는 묘목 보급과 현장 실증을, 한국포도수출연합은 국내외 홍보와 수출 기반을 지원한다. 또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지자체 연구진은 재배 지침서 개발과 기술 지원을 맡고 있다. 내년부터 홍콩·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품종별로 1ｔ가량의 시범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김대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은 “코코볼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는 소비자 기호에 맞으면서도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품종”이라며 “전문 생산단지 구축으로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재배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해 국산 포도 품종 다양화와 시장 확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