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위력 등을 줄이고자 항만 구역에 설치되는 방파제(테트라포드)에 올랐다가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부산에서 끊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9년간 39건이 발생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출입 정지 규정을 어겨 부과된 과태료 건수는 부산이 가장 많았다. 당국이 예방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10일 오후 11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앞 방파제에서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되자 소방관과 해경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갑)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5년 8월까지 9년간 전국 테트라포드에서 발생한 사고는 331건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40명이었다. 사고 대비 사망률은 12%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17년 49건(사망 5명), 2018년 37건(3명), 2019년 41건(6명), 2020년 42건(2명), 2021년 32건(5명), 2022년 39건(7명), 2023년 35건(6명), 2024년 30건(6명), 2025년 1~8월 26건이었다.

지역별 사고 건수는 강원이 107건(사망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경북 67건(사망 5명), 부산 39건(사망 4명), 제주 35건(사망 7명), 울산 27건(사망 3명) 등의 순이었다. 부산의 연도별 발생 건수는 2017년 2건(사망 1명), 2018년 3건, 2019년 7건, 2020년 5건, 2021년 5건, 2022년 6건(1명), 2023년 6건(1명), 2024년 4건(1명), 2025년 1~8월 1건 등으로 파악됐다. 이번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에는 해운대에서 50대 남성이 추락해 숨졌다.

해수부는 테트라포드에서 사고가 잦아지자 지난 2020년 항만법을 개정하고 ‘출입 통제 구역 지정제도’ 등을 도입했다. 규정을 어기고 출입하면 과태료도 물린다. 지금까지 1616만 원이 부과됐다. 올해 9월을 기준으로 할 때 무단으로 출입하다 적발된 건수는 170건이었다. 부산이 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35건), 경북(31건), 경남(20건)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도 매년 30~40건의 추락 사고 등이 발생,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송 의원은 “테트라포드는 얽히고설킨 복잡한 구조 탓에 추락하면 구조가 어렵기 때문에 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주기적인 점검과 안전시설 확충 등 사고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