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신한·우리 등 후보군 심의
- 尹정권 땐 공개적 영향력 행사
- 李정부 노골적 개입 자제 전망
- 일각선 “어떻게든 의중 담길 것”

내년 3월 말 회장 임기가 끝나는 신한 우리 BNK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면서 금융당국 움직임에 금융권 이목이 집중된다. 전임 윤석열 정부 때는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회장 선임 구도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당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회장 선임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찬진 금감원장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대표이사 회장 선임을 위한 상시 후보군을 대상으로 15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 상시 후보군은 연임에 도전하는 빈대인 현 회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 등 내부 당연직 후보군, 외부 추천기관 2곳에서 엄선한 전직 BNK금융그룹 산하 임원과 다른 금융기관 임원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다. 임추위는 지난 1일 회의에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기로 하고 2일부터 상시 후보군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하기 시작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회추위)도 지난달 26일 차기 회장 후보군 심의 기준 등을 논의했다. 회추위는 다음 달 말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린 뒤 12월 초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최종 확대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우리금융지주도 조만간 임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2023년 말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르면 금융지주나 은행은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에 앞서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현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에 도전한다. 새 회장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3월 최종 선임된다.

금융권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한다. 윤석열 정부 당시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일부 금융지주 회장 선출 시기에 금융지주사 내부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강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반면 이번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당국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이는 전임 정부 시절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현 정부에서는 전임 정부와 같은 노골적인 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자놀이 지양’ ‘상생 금융 확대’ ‘생산적 금융 전환’ 등을 독려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여권의 의중이 회장 선임 절차에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금융지주가 국민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역대 정부가 ‘관치 논란’에도 과거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한 이유다. 이에 현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과 차기 회장의 선임을 가를 가장 큰 변수는 이재명 정부와의 관계성, 금융당국과의 방향성에 대한 부합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