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계 부처, 전국 지자체와 협력해 도시에서 대규모로 자율주행 실증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빠르면 연내에 관련 산업을 키우기 위한 방안도 수립한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운행되는 자율주행차. 국토교통부 제공

1일 국토교통부는 경북 경주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광역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부산을 비롯한 17개 광역시도와 자율주행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인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참석했다. 자율주행 기업, 운수업계 등 각계에서 수렴한 의견을 정책 현장에 반영하자는 것이 취지다.

우선 협의체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국 베이징처럼 도시 단위로 제한 없이 대규모 실증을 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도로에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시간에 노선 단위로 소규모 실증만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필요한 다양한 예외적 상황(엣지 케이스)을 학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와 함께 협의체는 100대 이상의 대규모 실증 때는 택시, 버스 등 지역 운수업계와 상생할 방안을 찾는 한편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끊김이 없는 자율주행 실증을 위한 규제 해소, 실증용 차량 플랫폼 제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아울러 해외 자율주행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것에 대비, 국내 자율주행 서비스 산업 제도화 및 육성 방안도 검토했다. 기존의 택시, 버스 등 운수사업자가 해외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차량의 운영부터 유지관리 등에 필요한 기술이 필요해서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원격 관제, 문제 발생 때 긴급 출동 및 유지 보수 지원 등 특화된 서비스 산업을 키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럴 경우 외국의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더라도 해외 기술이나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는다.

협의체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12월께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또 자율주행 서비스 제도화 방안을 비롯한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도 함께 이르면 연내 발표한다. 임월시 국토부 자율주행정책과장은 “자율주행 산업 발전은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기술 수용성 제고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관계 부처, 지자체와 함께 뜻을 모아 자율주행 산업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