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미분양 주택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000가구를 넘어섰다. 공사가 끝난 이후에도 팔리지 않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가 지방 건설 경기를 살리고자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전혀 효과가 나지 않자 탁상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7146가구로 집계됐다. 전월의 5573가구보다 무려 28.2% 늘었다. 지난 2024년 7월(5862가구)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4709가구에서 5월 5420가구로 증가한 이후 3개월 연속 5000가구 이상을 유지하다 8월에는 전월에 비해 1573가구 늘어나면서 7000가구 벽을 깼다.

8월 부산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772가구로 7월의 2567가구에 비해 8.0% 늘었다. 이 수치가 2700가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순위는 대구(3702가구), 경남(3314가구), 경북(3237가구)에 이어 네 번째였다. 지난해 12월 1886가구였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2268가구) 이후 계속 2000가구 이상을 유지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수개월 내에 3000가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국 상황도 좋지 않았다. 8월 미분양 주택은 6만6613가구로 전월(6만2244가구)보다 7.0%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월(2만7057가구)에 비해 1.9% 증가한 2만7584가구였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지방의 사정이 훨씬 열악하다는 점이다.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5만1982가구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또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체의 83.9%(2만3147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었다.
현재 정부는 미분양 주택 3000호 매입 등 지역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입 대상을 전용 면적 84㎡ 이상으로 확대해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 통계에서 보듯 지역의 주택시장은 지속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정부가 현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한 뒤 실효성이 더 높은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8월 중 부산의 전체 주택 인허가 실적은 1346가구로 전년 동기(2151가구)보다 37.4% 줄었다. 1~8월 누적 수치는 1만577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956가구)에 비해 16.8% 감소했다.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2289가구로 파악됐다. 전체 주택 착공 물량은 9가구, 준공 물량은 861가구였다. 또 8월에는 3016건의 주택 매매가 이뤄졌다. 전월(3874건)보다 22.1%, 전년 동기(3150건)에 비해 4.3% 각각 줄었다. 8월의 전월세 거래량은 1만2097건으로 7월(1만2391건) 대비 2.4%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1만1745건)보다는 3.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