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정과제로 채택한 북극항로 개척이 현실화돼 상업 운항이 시작됐을 때 얼마나 경제성이 있는지를 따지는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회의적인 시각을 해소하는 한편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한다는 것이 목표다.
22일 해양수산부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의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나마·수에즈 운항 통항 불확실 등으로 인한 국제 공급망 불안 심화로 대체 노선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극 자원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도 다시 주목받는다. 2014년 398만 t이던 이 항로의 물동량은 2023에는 3630만 t으로 늘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중국·미국 등 북극 인접 국가들은 북극항로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2035년까지 관련 산업에 39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18년 북극 개발 참여를 공식화한 중국은 선박 운항과 자원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북극항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고자 다양한 대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각국의 동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우리나라만의 특화된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최근 ‘북극항로 개방 대비 상업 운항을 위한 경제성 분석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주요 과업은 북극권 8개국의 경제·산업 구조 분석, 국가별 투자 동향 및 수요 파악, 기반시설 비교 등이다. 북극항로별 운항 여건 분석, 이 지역에 대한 국제 규제 실태 점검, 글로벌 선사 운항 사례 및 전략 파악 등도 용역사가 수행할 과제에 포함했다. 아울러 항로별 총 운항 거리를 산정하고 운항 일수 및 가능 기간을 분석한다. 이어 기존 항로(수에즈운하·파나마운하)에 비해 북극항로가 가진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살핀다. 액화천연가스(LNG), 컨테이너, 벌크, 유조선 등 여러 종류의 선박 가운데 어떤 것이 북극항로 운항에 가장 적합한지도 알아본다. 또 국적선사의 북극항로 진출을 독려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 수단을 검토한다. 북극항로에는 기상, 해빙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선사가 독자적으로 운항을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커서다.
용역 수행 기간은 2026년 3월 31일까지다. 해수부는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필요 재원 책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북극항로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국민과 선사 등에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는 ‘북극 해운정보센터’도 설립해 운영한다. 해수부 측은 “북극항로 개방이 가시화되면서 인도-태평양 해양 질서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업 운항 가능성과 경제성을 분석한 뒤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