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공개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철저하게 수도권 위주여서 지방을 홀대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토 양극화와 수도권 팽창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 건설 현장.

16일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 추가 설명 QA’라는 설명 자료를 냈다.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매년 27만 가구, 총 135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일주일만이다. 그동안 국토부는 지방 물량은 한 가구도 없다는 비판이 잇달아 제기됐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역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해명 자료를 통해 정부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은 배경, 지방 관련 대책이 전무한 이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하는 민간 참여 사업 개요 등이 담겼다.

하지만 이 자료에서도 국토부는 지방은 주택 보급률이 높아 추가 공급이 필요하지 않다는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특히 2023년을 기준으로 할 때 주택 보급률이 서울 93.6%, 수도권 97.2%, 지방 107.7%라는 점을 거론하며 수도권에 왜 135만 가구를 지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지방에는 신규 주택을 공급하지 않아도 주거 안정에 지장이 없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14일 세제지원과 미분양 주택 매입 등을 포함한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 방안’을 발표한 뒤 세부 과제를 추진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도 고수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국토부의 이 같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미분양 주택은 단순히 수치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주택 선택은 교통 여건, 편의시설, 학군 형성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는 까닭에 미분양 물량이 많다고 해서 수요가 몰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준공된 지방 미분양 주택 중 분환전환형 임대주택 3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때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부세·양도세 특례 부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준공 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준공 후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미분양 안심 환매’ 시행 등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 방안에 담긴 내용도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아울러 더 큰 문제는 주택 공급을 바라보는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라 지목한다. 수도권 주거 여건 개선에 집중한 탓에 지방은 우선순위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더 좋은 여건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바람인 만큼 정부가 이런 점을 고려, 수도권과 비수도권 차별 없이 관련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