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0월부터 부산 동구 임시 청사 내부 공사를 시작한 뒤 12월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 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에 완공될 신청사가 들어설 곳은 부산시민의 의견 수렴을 반드시 거친 뒤 결정하기로 했다. 또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인 북극항로 개척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그동안 차관 중심으로 운영됐던 ‘북극항로 TF’를 직접 총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11일 전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다. 그는 우선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해 “정부가 선도적으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야 공공기관, 기업들이 함께 따라올 수 있다”며 “이에 필요한 준비를 직접 챙기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달 중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북극항로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면 즉시 착수 회의를 열어 해양수도권 육성 얼개를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관 전문가가 함께하는 북극항로위원회와 범부처가 참여하는 전담 지원 조직 설치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 조직 규모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단 설치 전까지는 해수부가 중심이 돼 업무를 수행한다. 장관 혹은 정권이 바뀌면 부산으로 옮긴 해수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이 사안은 돌이킬 수 없는 국정과제가 됐다”며 “보수·진보와 관계없이 국가 중요 성장 전략 차원에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전 장관은 직원들이 부산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안정적인 현지 정착을 할 수 있게 전·월세 지원, 관사 제공 등을 하는 한편 개인별로 맞춤형 컨설팅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부 공사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해 직원의 불편이 없도록 한다. 신청사 부지는 16개 지자체 중 주민 열의가 가장 큰 곳을 선택하겠다는 기존의 원칙을 재천명했다. 더불어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부산으로 옮길 곳도 신속히 확정, 본격적인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운선사 이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관련업계가 참석하는 ‘이전 지원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 장관은 이날 해양수도권 조성 기반을 단단히 다져나가겠다는 각오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해사법원 설치, 동남투자공사 설립 추진 등과 같은 과제는 기존 해수부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고 있지만 해양수도권의 완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측면 지원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기획재정부가 동남투자공사 설립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것에 대해서는 주무 부처인 금융위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타당성이 충분하므로 정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했다. 또 해사법원 신설을 담은 법안 역시 무난히 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조직개편안에 수산 전담 제2차관 신설, 산업통상자원부가 갖고 있는 조선플랜트 업무 이관 등이 담기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일단은 해수부 부산 이전이라는 시급한 사안부터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청사를 옮기는 것은 국정과제지만 조직 확장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까닭에 다음으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HMM 인수설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민영화라는 시각을 떠나 우리나라 해운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전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밖에 전 장관은 진해신항 내에 새로운 컨테이너 부두 연내 착공, 해양 선진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제4차 UN해양총회 유치, 기후 변화 복원 해역 도입, 어업 규제 완화, 어선 안전 관리 방안 모색(10월),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1곳 추가 선정(11월), 수산 분야 인공지능(AI) 혁신을 위한 10만 평 규모의 ‘스마트 수산업 혁신 선도지구’ 선정(12월), 에너지고속도로 조성을 뒷받침할 해상풍력 계획 입지 마련 등도 앞으로 추진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전 장관은 “올해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내년은 ‘해양수도권 원년’을 맞이하게 된다”며 “부산에서 해양수도권 육성과 해양수산 주요 정책과제들을 역점적으로 진행, 국민에게 더 많은 실적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게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