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경남 진주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지하수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가 최근 경남 진주시 대곡면에서 주민들에게 ‘지하수 함양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사 제공

7일 공사는 오는 2038년까지 전국 21개 시설농업 단지를 대상으로 ‘지하수 함양(涵養)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하수의 양을 늘리고자 자연 순환계로 방출되는 물을 인위적으로 땅속에 주입하는 일을 일컫는다. 지하수 고갈을 막을 뿐 아니라 자연 여과를 통한 지하수 수질 개선, 과도한 지하수 사용으로 인한 지반침하 예방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연중 14도에서 17도를 유지하는 지하수 특성을 활용해 수막재배(비닐하우스의 2중 막 사이에 지하수를 뿌려 수막을 형성한 뒤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농법)에 사용하면 냉난방 비용 절감 효과도 나타난다. 공사는 현재 진주 대평지구과 경기 이천 호법주미지구에서 기본조사를 하고 있다.

이 사업의 효과는 만성적 물 부족 지역이었던 진주시 단목지구에서 검증된 바 있다. 2000여 동의 시설하우스가 몰려 있는 이곳은 매년 11월이면 지하수 고갈로 수막재배를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공사가 지난 2016년 하루 8700ｔ 규모의 물을 지하로 주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 뒤 연중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가 가능해졌다. 냉난방 비용도 줄었다.

농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진주 대평지구에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사 경남지역본부와 ‘대평지구 지하수 함양 협의위원회’를 구성됐다. 모든 일정을 상호 협의한 뒤 이행한다. 이에 공사는 효율성을 더 높이기 위해 내부 전문가 지원체계(지오네비·GEONAVY)를 가동 중이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현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관계자, 지역 농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찾아가는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 방안에 관한 토론, 위성항법시스템(GPS) 측정, 물리탐사 등 기본조사 과정 시연회가 열렸다.

이규상 공사 지하수지질처장, 심영건 농식품부 농업기반과 사무관, 정연조 대평지구 지하수 함양 협의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이상기후로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민관이 힘을 합쳐 지하수 함양 사업을 통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