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이 미 관세 영향으로 12% 급감한 것과 달리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은 12%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관세 충격을 대아세안 수출이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신문DB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액이 108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11.9%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12.0%)과 중국(-2.9%)으로의 수출(이하 금액 기준)이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특히 지난달 대아세안 수출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대미 수출을 추월했다. 7월 이전에는 대중(1위) 대미(2위) 수출에 이어 줄곧 3위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2위 자리로 올라선 것이다.

대아세안 수출이 대미 수출을 추월한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아세안으로의 수출 동력은 역시 반도체다. 지난달 1~25일 품목별 대아세안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는 2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선박(359.9%)과 이차전지(23.9%)의 대아세안 수출 증가율도 각각 359.9%와 23.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아세안이 미국과 중국을 넘어설 차세대 주력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4년 대아세안 5개국(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의 대중국 수입 증가율은 6.0%로, 한국(0.1%)보다 월등히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