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고강도 관세 부과 등 통상환경 악화에 대응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유사 입장국 간 경제동맹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PTPP는 관세 철폐와 경제 통합을 목표로 일본·캐나다·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12개국이 구성한 경제 동맹체를 말한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진 이후 CPTPP로 변경됐다.

앞서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2년 4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CPTPP 가입 추진계획’을 의결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대응하고 아태지역 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계획을 놓고 농·수산업계 등의 반발이 커지면서 추진 작업은 사실상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CPTPP는 시장 개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회원국 상당수가 농업이 발달한 국가여서 한국이 가입하면 국내 농업 등에 타격이 불가피하는 관측이 당시 제기된 바 있다.

이후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었다가 이재명 정부가 이날 CPTPP 가입 검토를 3년 만에 다시 공식화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21년 이후 (가입) 검토는 지속된 정부의 입장”이라며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나온 시점에서 (CPTPP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CPTPP 가입에 반대하는 농민 등의 반발이 다시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CPTPP 가입 검토’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도 아직 가입 신청 방향을 확정 지은 것은 아니라면서 정부 내 협의와 국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