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조성 공사 사업자 선정 시급
- 지역 사회 “하반기엔 결론 내야”
- 국토부 “최적의 방안 의견 수렴”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내년 예산을 6889억 원으로 편성함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됐던 사업 무산 우려는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가장 핵심인 부지 조성 공사를 맡을 업체 선정이 장기간 미뤄지면서 일정 차질은 기정사실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을 위해서는 정부가 이른 시일 내 확실한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눈에 띄는 상황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예산확보 불구 사업자 없어
1일 기획재정부의 ‘2026년 예산안’을 보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세부 내역은 공항 관련 6315억 원, 접근 철도 관련 574억 원으로 나뉜다. 올해(9640억2500만 원)보다 2751억 원가량 줄었지만 적은 액수는 아니다. 동남권 관문공항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단 이 예산은 올해 연말까지 부지 조성 공사 사업자 선정 후 기본설계 착수, 내년 하반기 착수를 전제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일정을 맞추려면 어느 기업이 사업을 주도할지가 신속하게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수의계약 대상이 될 것이 확실했던 컨소시엄을 이끌었던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공기 부족을 이유로 참여 포기를 선언한 뒤 수개월이 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후에는 컨소시엄 소속사 가운데 현대건설(25.5%) 다음으로 지분이 많았던 대우건설(18.0%)이 주간사가 된 뒤 포스코이앤씨(13.5%) 등과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국토부도 이들 업체를 만나 10조53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쳐주기를 권유했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들어 발생한 잇단 중해 재해 사고로 신규 수주 중단을 선언하면서 컨소시엄에서 탈퇴한다고 밝힘에 따라 암초를 만나게 됐다.
더 심각한 것은 상황이 이런 데도 국토부가 현재로서는 이 같은 난관을 헤쳐나갈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윤덕 장관이 지난달 7일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대항동 일대를 찾아 차질 없는 공사 진행을 약속했으나 역부족이다.
■84개월이냐 공기 조정이냐
가장 큰 애로는 공기를 둘러싼 갈등이다. 국토부는 지속해 공기 84개월을 고수한다. 반면 업계에서는 공기 연장은 필수적이며 양보를 하더라도 현대건설이 제안했던 108개월이 ‘마지노선’이라고 맞선다. 조정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부산시는 공사 차질이 우려되자 84개월 그대로 유지한 채 착공하되 이후에 피치 못할 상황이 생기면 그때는 일정 정도의 공기 연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현재 국토부는 84개월을 유지하는 재공고와 공기를 조정한 재입찰 시행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재공고를 하면 이전의 사례에서 보듯 건설사의 응찰이 없어 유찰될 확률이 높다. 그동안 네 차례 진행된 입찰 결과는 1차 무응찰, 2~4차 현대건설 컨소시엄 단독 응찰이었다. 반면 재입찰을 하면 두 개 이상의 컨소시엄이 참여 의향을 나타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단 이때는 정부가 업계와의 힘 싸움에서 밀려 사업의 주도권을 뺏겼을 뿐만 아니라 정책 신뢰성에 흠이 나게 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과 업계 등에서는 이 문제가 하반기 중에 해결되지 않으면 2029년 12월 말 가덕도신공항 개항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국토부는 지역사회와 업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고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덕도신공항의 내년 예산이 ‘불용 처리’되지 않게 신속하게 향후 일정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국토부의 우유부단함을 성토한다. 아울러 적기 개항을 위해 올해 중 부지 조성 공사 사업자 선정을 끝내야 한다는 점을 지속해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