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촉발하는 해수면 상승 속도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몇 해 전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2030년 해수면 상승에 폭풍 해일이 겹칠 경우 해운대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일대가 물에 잠긴다는 시나리오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안도시인 부산이 해수면 상승 현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상기 ㈜유주 대표는 해수면 상승 피해를 막는 해안방벽에서 나아가 ‘해수면 상승을 막기 위한 해안방벽’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부산 향토기업인 유주는 방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해양수산부와 국토부의 대형 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중심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해수면 상승에 민감한 기업으로서 방파제 등 세계 관련 시장의 흐름과 그 영향에 대한 그간의 연구들을 들려줬다.
김 대표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를 막는 한편 해상풍력을 대폭 확대하고 탄소배출을 억제해야 기후위기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항로나 조선 산업도 중요하지만, 해양 인프라 산업이 부산에 더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해양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중요한 항만 건설장비 및 엔지니어의 상당수가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지선 등 해양플랜트 시공장비의 70%가 부산에 있다. 중대형 조선소와 기자재 기업, 한국해양대·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연구 인프라도 보유한 도시가 부산이다. 항만을 활용한 수출도 용이해서 해양재생에너지 하부기초 기술개발 메카의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주는 테트라포드로 월파를 막거나 높은 벽을 세우는 데서 나아가 ‘회파블록 방파제’ 기술로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선 부산 서구 송도와 기장군 죽성지구 등에 설치해 그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김 대표는 “회파블록 방파제는 파랑의 되돌림 효과를 이용해 일반 공법 대비 월파량을 감소시키는 기술로, 소형블록을결속하여 단일 케이슨 효과를 내는‘해양신기술’”이라며 “미터당 공사비를 34% 절감하고, 면적 대비 250%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응집부로 유도된 파도에너지의 방향을 180도 전환하는데, 파도에너지를 이용해 다음에 오는 파도를 소멸시키는 것”이라며 “테트라포드 보다 월파량을 15배 저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 유주는 인도 바드반(Vadhvan)항만프로젝트(인도최대항만개발사업) 참여를 준비한다. 총사업비 762억2000만루피(약11조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김 대표는 “인도에서 부산 신항 피더부두에 설치한 우리의 타이셀 부두를 실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잠재력이 많은 부산에서 이러한 기술 개발로 세계 시장 잡기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