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기업이 지분 매입”
- 전 장관, 부산 이전안 제시
- 동남권투자銀 설립도 마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HMM 본사 부산 이전’과 ‘동남권투자은행(공사) 설립’을 위해 구체적 방안을 밝히면서 파장이 인다. 산은이 가진 HMM 지분을 지역이 인수하고, 공사를 산은 자회사로 설립하자는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선을 그었다. HMM과 동남권투자은행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해양수도 부산’의 삼각 축을 이룬다. 전 장관과 박 시장의 이견이 커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두 현안에 대한 해법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전 장관은 지난 2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HMM 부산 이전과 관련 “산은 지분의 10%는 부산시가, 5%는 각각 부산·울산 상공회의소가 사는 식이거나 부산 울산 경남 등이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라 산은 지분을 나눠 소유하는 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장관 입장은 산은이 건전성 리스크 해소를 위해 HMM 지분을 팔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보유한 36.02%의 HMM 지분은 골칫거리다. 국제결제은행(BIS) 규정상 주식 자산에는 250%의 위험 가중치가 적용된다. 주식 비중이 높아지거나 가격이 오를수록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내려간다. 이 비율이 하락하면 산은의 정책자금 공급 여력도 준다. 금융감독원이 ‘2028년 6월까지 산은 자기자본의 15%를 넘는 HMM 지분 가치 초과분에 대해 3년간 위험가중치 1250%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했지만, 임시조처다. 산은으로서는 HMM 지분 매각이 최선인 셈이다. 지자체 등이 해운사 지분을 소유한 사례는 있다. 세계 5위 컨테이너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의 경우 함부르크시가 지분 일부를 소유한다.
하지만 HMM 산은 지분 인수 자금을 동남권 광역단체와 상공계가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7일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22조4000억 원이 넘는다. 산은 지분 인수에 대략 8조 원이 필요하다. 전 장관 구상대로 부산시가 10% 매수한다면 8000억 원이 든다. 부산 상공계는 4000억 원 정도를 마련해야 한다. 경남과 울산이 참여할지는 불확실하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해수부에서 어떤 제안을 받은 게 없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거리를 뒀다.
반면 부산 상공계 관계자는 “지역 상공계가 에어부산이 분리 매각되면 2000억 원에서 4000억 원 정도 마련할 생각이 있었다”며 “기업에 이익이 되면 고려할 수 있는 구상이다”고 말했다.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형태를 놓고도 전 장관은 ‘공사’, 박 시장은 ‘은행’으로 맞선다. 전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산은이 100% 출자하는 자회사 형태로 공사채 3조 원을 발행하면 최소 50조, 60조 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이미 실패한 한국정책금융공사 모델을 따라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공약대로 은행을 설립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약속한 만큼 산은 이전이 무산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