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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되면 성장족쇄…中企 10곳 중 6곳 피터팬증후군

부산상의, 116곳 설문조사 결과

  •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
  •  |   입력 : 2025-08-05 18:59:17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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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제혜택·판로 줄고 규제는 늘어
- 실효성 있는 성장 사다리 정책을

스테인리스 냉연코일 전문기업 A 사는 매출이 오르는 게 걱정이다. 곧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예정이지만,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와 관련한 각종 세제 혜택이 줄기 때문이다. 소방설비 관련 건설업을 영위하는 B 사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면 노동 환경 등 각종 규제가 대기업 수준으로 강화된다. 각종 스마트 배선기구를 조달 시장에 납품하는 C 사는 중소기업 우대 제도가 있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면 입찰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주요 판로가 사라지는 셈이다.

수년 전 중견기업으로 진입한 한 제조업체 대표는 “지원책은 사라지고 규제만 생겼다. 법인을 쪼개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고민했을 정도”라며 “성장한 기업에는 보상을 주고 더 큰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 도약을 앞뒀음에도 이를 주저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앓는 지역 중소기업이 10곳 중 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세제 혜택과 판로는 줄고, 규제는 느는 사각지대에 놓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중소기업만 보호할 게 아니라 기업 성장을 유도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지역 강소기업의 중견기업 도약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63.9%가 ‘부담 된다’고 답했다고 5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중견기업 매출액 기준의 70% 이상을 달성한 지역 내 중견기업 후보 116곳이다. 대부분 2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온 강소기업이다. 중견기업 매출액 기준은 업종별로 운수·정보통신업 1000억 원, 건설·도소매·제조업 1200억 원, 1차금속·전기장비 등 일부 제조업 1800억 원이다.

중견기업 진입 부담요인으로는 세제혜택 축소가 57.0%로 가장 높았다. 고용·투자·연구개발 등과 관련한 세제 혜택이 줄고 법인세 최저한세율 등 세제 기준에서도 중소기업보다 불리한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공공조달시장 참여 제한(15.1%) ▷노동·환경·안전 등 규제 부담 증가(12.8%) ▷정책금융 축소(8.1%) ▷판로 확보 지원 축소(4.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 성장 지원에 필요한 정책 방안으로는 ▷세제 혜택 확대(60.5%) ▷전용 정책자금 및 금융지원(31.4%) ▷규제 완화(5.8%) 등의 순서로 선호도가 높았다.

조사 기업 업종별 분포를 살펴보면 제조업이 48곳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도소매업 38곳, 건설업 18곳, 운수·창고업 8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중견기업으로 진입하면 기업의 신뢰도와 이미지 제고, 자금 조달 및 투자 유치 등 여러 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정책지원 혜택 축소 부담을 상쇄하긴 어렵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더 많다”며 “정책 당국은 충분히 성장한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도약을 유도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더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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