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폭우가 쏟아질 때 도로에서 속도를 붙인 채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치사율이 평시보다 1.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상 여건이 나쁠 때는 감속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1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간 비가 올 때 일어난 교통사고는 3만5873건, 사망자는 59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1.65명으로 기상 여건이 좋을 때(1.24명)에 비해 더 많았다. 또 ‘노면 상태 젖음·습기’ 때의 치사율(1.90명) 역시 ‘건조’(1.27명)에 비해 1.5배 높았다. 우천 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교통사고 치사율은 6.94명으로 비가 오지 않을 때의 수치(1.24명)보다 5.6배 높았다.

이는 젖은 노면에서는 차량의 제동거리가 평소에 비해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공단의 실험 결과를 보면 승용차의 빗길 제동거리(18.1ｍ)는 마른 노면(9.9ｍ)보다 최대 약 1.8배 증가했다. 또 화물차(24.3ｍ-15.4ｍ)와 버스(28.9ｍ-17.3ｍ)는 각각 1.6배, 1.7배 길었다.

비가 내리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

공단은 비가 오면 주행 중인 차량의 타이어와 노면이 접촉하지 않는 수막현상이 생길 수 있어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사전에 타이어의 마모도를 확인한 뒤 적절한 시기에 교체해야 한다. 시속 100㎞ 이상으로 고속 주행을 하면 마모도가 높은 타이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제동거리가 최대 1.5배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공단은 비가 오는 날에는 ▷원활한 배수를 위해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10% 올리기 ▷와이퍼 작동 여부 및 마모도 점검 뒤 교환 ▷전조등과 후미등 점검 등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용식 공단 이사장은 “많은 비가 내리면 안전을 위해 무조건 감속 운전을 하는 한편 앞 차와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