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해수부와 노조 간의 갈등이 극적으로 풀렸다. 향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연내 이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왼쪽에서 두 번째)가 해수부 부산 이전을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이던 윤병철 국가공무원노동조합 해수부지부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정록 기자

17일 해수부에 따르면 전재수 장관 후보자는 이날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는 것에 반대하면서 지난 7일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윤병철 국가공무원노동조합 해수부지부 위원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전 후보자는 해수부 공무원의 고충을 청취하는 한편 단식 해제를 요청했다. 전 후보자는 애초 장관으로 임명된 뒤 농성장을 찾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단식이 길어지면서 윤 위원장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문보고서 채택이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도 현장에 들렀다.

이날 전 후보자는 “해수부는 그간 누구보다 성실히, 묵묵히 국가를 위해 일해왔다. 그 노고와 희생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윤 위원장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부산 이전은 해양 강국으로 가는 도전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불안과 고통은 반드시 함께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17일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윤병철 국가공무원노동조합 해수부지부 위원장이 단식 농성 해제를 결정한 뒤 손을 잡고 있다. 김정록 기자

특히 전 후보자는 해수부 직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거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여러분의 희생에 걸맞은 정주 여건과 생활 기반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관계 부처와 끝까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수부는 직원과 함께 걷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소통을 멈추지 않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전 후보자와 함께 해수부의 미래를 풀어 나가겠다”며 단식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직후 성명을 통해 전 후보자의 진정성과 책임 있는 자세에 공감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앞으로도 대화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수부 직원들은 부산에서 시민과 함께 해운·물류 산업 및 동남권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세계 1위를 지켜온 K-조선의 위상을 더 굳건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만 세종에 뿌리내린 직원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옮기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기간만큼은 배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해수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올해 중에 청사를 부산으로 완전히 옮긴다는 계획을 세운 뒤 세부 일정을 추진 중이다. 임시 청사 본관은 부산 동구 수정동 IM빌딩, 별관은 협성타워로 정해졌다. 또 부산 청사 수급 관리 계획 반영, 이전에 필요한 예산의 예비비 확보 등 후속 행정 절차와 사무공간 조성을 위한 설계와 공사도 신속하게 이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