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해운업계가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법을 만들어 줄 것을 새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했다. 또 섬 관광 산업 육성과 내항상선 선원에 대한 비과세 범위 확대 등도 주문했다.

연안해운 운송 선박.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운조합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 건의서를 만들어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급변하는 해운 환경 속에서 연안해운업계가 맞이한 어려움과 애로 사항을 국회에 알려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제안서에는 ‘국적선원양성특별법’ 및 ‘섬 관광 진흥법’ 제정,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이 담겼다. 국적선원양성특별법은 우수한 우리나라의 해양 전문 인력이 현장에 유입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통계를 보면 내항상선 국적 선원은 60대 이상이 60%에 이를 만큼 고령화되어 있다. 특히 해기사로 범위를 좁히면 이 비율은 75%까지 올라간다. 또 고립된 근무 환경과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젊은 층의 이 업종을 기피하면서 외국인 선원의 유입은 갈수록 늘고 있다. 섬 관광 진흥법은 해상교통과 연계해 소멸 위기에 몰린 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연안해운업계와 섬 주민들의 공생을 추진한다는 의도가 깔렸다.

소득세법 개정의 핵심은 내항상선 선원 비과세소득 확대다. 현행법은 외항상선 및 원양어선 선원의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는 월 500만 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내항상선 선원의 경우에는 실비변상적 급여로 지급되는 승선 수당(월 20만 원 이내)에 대해서만 비과세가 적용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내항상선 선원의 비과세 범위를 월 400만 원까지 늘려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해운조합에서 열린‘연안해운 현안 간담회’ 모습. 조합 제공

아울러 해운조합은 조세특레제한법을 손질해 선주와 화주가 상생하는 밑바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항화물 운송 사업자와 3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거나 친환경선박과 운송 계약을 체결한 화주 기업은 지출한 비용의 3%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게 하는 것 등이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이밖에 해운조합의 정책 건의서에는 ▷내항상선 근로환경 개선(선내 리모델링) 사업 신설 ▷국민 교통복지 향상을 위한 연안여객선 운임 지원 확대 ▷수도권 선원 교육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선원 종합 비상 훈련장’ 건립 추진 등이 들어 있다.

해운조합 측은 “연안해운 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정책 건의서를 만들었다”며 “해운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계 요구가 국정과제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국가 물류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해운산업이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게 새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