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각 산업 부문에서 B.T.S 분야의 경기 전망이 맑을 것으로 예상됐다. B.T.S란 바이오(Bio),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Tech), 조선산업(Shipbuilding)에서 각 영문 단어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다. 반면 배터리 산업과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발 관세 장벽 영향으로 전망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개 주력산업 기상도.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하반기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바이오산업은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26일 밝혔다. 반면 배터리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섬유 기계 건설 산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흐림’으로 예보했다.

부울경 주력인 조선업은 올해 하반기 기상 전망도에서 ‘대체로 맑음’이다. 대한상의 등은 미국 LNG프로젝트를 통한 LNG선 추가 발주 기대감과 새 정부 공약인 조선업 미래발전 5대 전략(스마트 미래선박 시장 선점 등)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을 호재 요인으로 꼽았다. 트럼프발 화석연료 개발 활성화 정책에 따라 다수의 LNG 프로젝트가 검토 중이다. 향후 프로젝트 개발로 105척의 LNG선이 추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조선업 재건 의지 표명, 미국 의회의 존스법 폐지법안 발의 등 타국과의 협력 여건이 조성되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반도체 산업 역시 국가별 AI 인프라 구축경쟁과 빅테크 중심의 AI 서버 투자 지속에 따라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의 견조한 수출이 예상돼 ‘대체로 맑음’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 및 신규 IT기기 출시도 반도체 수요 증가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국가 간 반도체 첨단기술 확보 경쟁 등은 위협요인으로 보인다.

반면 배터리 자동차 산업은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산업은 중국발 저가 배터리 공급 과잉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하락을 가장 큰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특히 올해 유럽연합(EU) 시장에서는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60%를 넘기며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는 정부예산 조정법안(OBBB, One Big Beautiful Bill)이 발효될 경우 중국 기업의 미국 수출, 투자 및 기술이전 계약 등이 어렵게 돼 기회 요인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종 역시 ‘흐림’이다. 관세 영향의 본격화로 미국 신차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현지 신공장 가동에 따른 영향도 더해져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24만3000대로 전망됐다. 반면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금리 인하 및 신차출시 효과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업종은 역시 대미(對美) 수출 여건 악화, 중국발 저가공세, 전방산업의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출, 내수 시장 모두 부진을 겪으며 ‘흐림’으로 전망됐다. 6월 미국의 철강제품 50% 관세 부과에 따라 대미 수출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대체 시장인 아세안에서도 중국발 저가공세로 인해 고전 중이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철강재 생산은 해마다 하락해 올해 상반기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중국의 저가공세 등 국내 주요 산업의 대내외 여건이 어렵지만 새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거는 기대도 큰 하반기”라며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해묵은 숙제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