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농어업인이 아닌 일반인도 농림지역(농림업을 진흥시키고 산림을 보전하기 위한 곳)에서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도시민의 안정적인 농어촌 체류가 가능해져 생활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주요 내용. 국토교통부 제공

24일 국토교통부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갈수록 침체하는 농어촌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누구나 농림지역에서 부지 면적 1000㎡ 미만의 단독 주택을 건립하는 것이 허용된다. 다만 산림 훼손의 우려가 있는 보전산지나 농지 보전 목적으로 지정된 농업진흥구역은 규제 완화 대상에서 빠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농림지역은 4만9550㎢다. 이 가운데 보전산지 등을 제외하면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의 면적은 전체의 1.2%인 573㎢(140만 필지) 정도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 농어촌에서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아울러 주말에 숙박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체류 인구도 증가,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농공단지의 건폐율 제한도 완화된다. 그동안에는 기반시설의 수준과 관계없이 건폐율을 70%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제는 조례로 정한 도로·상하수도 확보 요건을 충족하거나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양호한 기반시설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건폐율이 80%까지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입주 기업이 공장 부지를 따로 매입하지 않아도 생산시설 및 저장 공간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역 투자 증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점쳐진다.

국토부는 아울러 농촌 마을에 ‘보호취락지구’를 도입한다. 그동안 지정·운영됐던 ‘자연취락지구’에는 공장이나 대형 축사도 들어설 수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보호취락지구에는 공장·대형 축사의 건립이 제한되는 대신 자연체험장과 같은 관광휴게시설 등의 설치가 가능해 마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국토부는 토지의 형질 변경이 뒤따르지 않으며 기존에 허가받은 규모 이내라면 공작물을 철거하고 재설치할 때 개발행위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을 없앴다. 또 지자체가 성장관리계획을 바꾸고자 하면 반드시 주민 의견을 들어야 했으나 사전에 진행된 도시·군 관리계획 결정 당시 이런 절차가 포함됐다면 중복 청취를 하지 않아도 되게 한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은 공포일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단 보호취락지구 도입은 공포된 뒤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