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두 달 보름여 만에 리터(ℓ)당 1500원대로 올라섰다. 휘발유 가격은 1600원대 중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부산을 비롯한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23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부산에서 판매되는 경유 평균 가격은 이날 정오 현재 1515.15원(이하 ℓ당)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날보다 6.40원 오른 것이다.

부산 경유 판매가는 지난 21일 1506.7원으로 전날(1497.9원)보다 8.8원 상승한 바 있다. 일간 기준 부산 경유 가격이 150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4월 6일(1500.2원) 이후 두 달 보름여 만이다.

23일 정오 기준 부산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653.1원으로 역시 전날보다 6.23원 올랐다.

전국도 마찬가지다. 이날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1658.6원)와 경유(1522.6원)는 전일 대비 각각 5.85원, 6.26원 상승했다.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이란 교전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2일(현지시간) 오후 7시 50분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56% 오른 배럴당 75.73달러를 나타냈다. 개장 직후에는 배럴당 78.40달러까지 치솟았다.

중동은 전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다. 이 때문에 교전 진행 상황에 따라 원유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제유가가 더 올라 국내 기름값에 추가 영향이 불가피하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