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그동안 논란이 됐던 ‘해운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하는 해운법 개정안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면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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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테이너 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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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4월 24일 대법원이 해운회사의 운송서비스 가격 담합 등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본격화됐다. 대법원은 해상화물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만 해운기업인 A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공정위는 2022년 A사를 포함한 국내외 23개 해운회사에 공동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과 함께 9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논란은 해운법과 공정거래법이 동일한 사안을 다르게 해석하는 데서 비롯됐다. 해운법 제29조에는 외항 정기 화물운송 사업자들의 운임에 관한 공동행위를 허용하되 그 내용이 부당하게 요금을 인상하는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면 해수부 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명한 뒤 이를 공정위에 통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즉 회사 간 공동행위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규제할 권한은 해수부 장관에게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입법 취지 등을 고려했을 때 공정거래법은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헌법상 요구되는 사회적 시장 경제질서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법률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이상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과 별개로 해운 공동행위를 두고 현재 여러 개의 법정 공방을 하는 중인 업계에서는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규모와 자본을 앞세운 해외의 대형 선사들이 갈수록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만 해운 공동행위를 제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정치권이 해운법 개정안을 재발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021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제출됐던 법안은 법제화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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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선사의 해운 공동행위 관련 학계 의견 발표 정책 토론회’. 한국해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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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연계해 한국해운협회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지난 19일 국회에서 ‘정기선사의 해운 공동행위 관련 학계 의견 발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위기에 처한 선사들이 살아남으려면 자국 해운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려는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꼭 필요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부산항발전협의회, 신해양강국국민운동본부, 해양수산관련 지식인 1000인회,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한국해운항만학술단체협의회 등도 지난 10일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공정위의 해운 공동행위 제재가 해운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