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현재 우리 경제는 글로벌 통상질서의 판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변곡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신임 통상교섭본부장. 산업부 제공

여 본부장은 이날 발표한 취임사에서 “우리 앞에 휘몰아치는 역대 미문의 통상 파고를 생각하면 막중한 책무와 소명감에 어깨가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여한구 전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을 신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여 본부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정식 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자동차, 에너지 전환 등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특단의 산업 정책과 통상 정책이 시너지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당장 우리가 당면한 한미 협상에 통상교섭본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여 본부장은 “우선 한미 협상을 위한 총력 대응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통상, 산업, 에너지를 망라해 ‘대미협상 TF’를 확대 개편하고 우리 측 실무 수석대표도 현 국장급에서 1급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민주적 정당성과 맨데이트(선거로 국민이 부여한 권한)를 확보한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지금부터 한미 간 통상 장관급에서 본격적인 ‘셔틀 협상’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통해 (이재명 정부 집권) 5년 동안 한미 간 상호 호혜적인 산업·통상·투자 협력의 구조적 틀을 새로 구축하고, AI와 디지털 등 한미 간 첨단 기술협력,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적’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대한민국이 미국을 필요로 하는 만큼, 미국도 대한민국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과)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해 당당하게 협상해 나가겠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해내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 신임 본부장은 서울 경동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등을 졸업한 뒤 공직에 입문해 1993년 상공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를 시작으로 지식경제부 자유무역협정팀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2019년), 대통령비서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2021년) 등을 역임했다.

주로 문재인 정부 때 통상 분야를 담당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당시 주미 대사관 상무관으로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도 통상 수장으로서 사실상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