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까지는 산지 계란 값이 지속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매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인상 배경을 두고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산란계협회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대형 매장에 진열된 계란.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6월호’를 통해 이달 계란(특란 10개) 산지 가격은 1850~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평년 가격(2020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과 비교해도 9.9~15.8% 높다. 단 다음 달부터 8월까지는 기온 상승 등에 따른 소비 감소로 산지의 특란 가격이 1750~1850원에 형성돼 이달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 수치도 작년 7월보다는 7.6~13.8%, 8월에 비해서는 8.2~14.4% 비싸다.

계란 산지 가격은 지난 3월만 해도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4월과 5월에는 특란 10개 기준으로 각각 10.2%, 12.2% 오른 1773원과 1838원을 기록했다.

산지 가격이 오르면서 계란 소비자 가격도 치솟고 있다. 5월 특란 한 판(30개)의 평균 가격은 7026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6.0%, 4.2% 올랐다. 이 수치가 7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농경연은 산란계 고령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전염성 기관지염(IB)과 가금티푸스 발병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진 것을 산지 계란 상승의 이유로 분석한다. 특히 지난 3월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생기면서 전국 평균 산지 가격이 올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최근의 가격 인상 흐름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특히 대한산란계협회가 산지 가격 기준을 높인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협회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산란계 감소 등을 이유로 계란 산지 가격을 한 개 146원에서 190원까지 약 30% 인상 고시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는지를 살핀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대한산란계협회는 축산법 개정으로 사육 면적 기준이 1마리당 0.05㎡에서 0.075㎡로 확대되면서 동일 면적에서 사육할 수 있는 산란계가 줄어든 것이 생산량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반발한다. 또 필요하다면 정부, 생산자, 소비자단체, 언론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조사를 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