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점에 힘입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D램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20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전시된 HBM에 사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D램 업계의 매출 규모는 전 분기보다 5.5% 감소한 270억1000만 달러(약 37조 원)다. D램 가격 하락과 HBM 출하량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이 97억2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7.1% 줄었으나 분기 기준으로 처음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되는 HBM3E 출하량 비중이 증가한 까닭이다. 또 전 분기 1위였던 삼성전자 매출이 112억5000만 달러에서 9100만 달러로 19.1%나 급감하면서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본 영향도 있다.

SK하이닉스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36.6%에서 36%로 소폭 하락했으나, 삼성전자 점유율은 39.3%에서 33.7%로 더 크게 줄었다. 두 회사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 43.9%, SK하이닉스 31.1%로 10%포인트 넘게 차이 났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도 올해 1분기에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4%로 SK하이닉스가 앞섰다. 삼성전자는 매출이 전 분기보다 19.1% 줄어든 91억 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갔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으로, 1분기에 매출 65억8000만 달러를 올리며 점유율 24.3%를 차지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는 PC 및 스마트폰 업체들이 90일간의 미국 상호관세 유예기간에 맞춰 재고 조정을 완료하고 생산량을 늘려 D램 공급업체의 출하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