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점심시간 무렵,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가에서는 부산의 명물인 모모스 커피 등이 함께 들어 있는 홍보물을 건네는 행사가 열렸다. 전단지 등을 받는 사람들은 여기에 적힌 ‘부산 고향사랑 기부 이벤트’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고향이 부산이라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30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가에서 부산시청 직원들이 행인들에게 ‘부산 고향사랑 기부 이벤트’를 알리는 홍보물을 건네고 있다.

이 행사는 부산시 자치행정과 시민협치팀이 진행했다. 정부 기관이 몰려 있는 세종시에서 주민의 복리 증진과 공동체 회복 등을 추진하려는 부산의 노력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날 오전 부산에서 올라온 지경아 팀장과 팀원들, 현지에 상주하는 세종사무소 직원들은 더운 날씨 탓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나가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놓칠세라 부지런히 홍보물을 전달했다. 짜증이 날 법도 했으나 아무도 불평하지는 않았다. 1시께 행사를 마친 직원들의 표정에는 힘들었지만 부산시를 위한 막중한 업무를 수행했다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고향사랑 기부 이벤트는 5월 1일부터 시작됐다. 기간은 6월 30일까지다. 온라인 기부 포털인 ‘고향사랑이(e)음’에서 회원 가입을 한 뒤 ‘부산광역시(시청)’을 선택해 1회에 10만 원 이상 기부하면 된다. 더 자세한 사항은 ‘부산 고향사랑기부제 누리집’(busanlov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산시는 행사 기간에 1회 10만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에게 10만 원까지 전액 연말정산 세액 환급, 기부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 증정 등 기본 혜택 2가지를 제공한다. 또 10명에게 해운대 5성급 호텔 숙박권 증정, 990명에게 3만 원 상당의 한돈 생삼겹살(1.7kg)·개미집 낙곱새(4인분)·부산별빛샌드(14개입) 중 당첨자가 선택한 경품 증정, 1000명에게 모바일 커피 쿠폰이나 부산지역화폐 동백전(만 원) 등 추가 경품도 준다. 당첨 여부는 오는 7월 10일 부산시 누리집 통합 공지사항(www.busan.go.kr/nbnews)과 개별 문자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애초 부산시는 국민의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에 행사가 큰 실적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한 달 만에 5200명(28일 기준)이 기부에 참여했다. 금액은 5억2000여만 원에 이른다. 조영태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은 “국민이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산시청에 기부한 금액은 2023년부터 현재까지 14억 원이 넘는다”며 “앞으로도 취약계층 지원, 주민 복리 향상 등 기금을 쓸 수 있는 사업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올해 산불로 피해를 본 경북 영천시와 고향사랑 상호 기부를 추진 중이다. 영천시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을 업무 게시판을 통해 시 직원들에게 홍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영천시 외에도 산불로 피해를 본 지역을 돕기 위한 기부금 마련에 시 직원들이 동참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