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실시된 6월 경기 전망 조사에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하향세를 거듭하던 체감 경기가 반짝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사 합의가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종합경기 BSI 추이.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6월 BSI 전망치 94.7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BSI는 2022년 4월(99.1)부터 3년 3개월 연속으로 기준선 100을 아래에 머물고 있지만 6월 BSI는 5월 BSI보다 9.7 포인트 반등했다. 이는 2023년 3월(93.5, 10.4포인트 상승)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23.5)’ 업종에서 2010년 3월(126.6) 이후 15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제조업 BSI 반등을 주도했다. 이에 힘입어 6월 제조업 BSI 지숫값은 5월(79.2)보다 16.8포인트 급등했다.

자동차·기타운송장비(103.0, 식음료·담배(100.0), 목재·가구·종이(100.0), 의약품(100.0),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0.0)도 호조 전망을 나타냈다.

한경협은 관세 영향 회피를 위한 고객사 재고수요 증가, 중국 내수 진작책에 따른 PC·모바일 업체들의 수요 개선 등으로 시장 수급이 개선되는 데다 미·중 통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해당 업종의 기업 심리가 밝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중국에 부과했던 관세를 향후 90일간 기존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125%였던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결정한 바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중 통상마찰이 한풀 꺾이고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제조업 중심의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산업 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의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방어하고 통상 리스크 대응,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로 경기 심리의 확실한 반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