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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서울살이 접고 온 부산 만족도 커…안정적 직장 관건”

청년 돌아오는 부산으로 <1> 유턴 청년들의 이야기

  •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
  •  |   입력 : 2025-05-25 19:09:2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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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직장 찾아 서울행, IT 업계 취업
- 높은 주거비용·장거리 출퇴근 등 지쳐
- 마침 적당한 일자리 생겨 부산 돌아와

부산으로 돌아온 청년들은 “부산에 오고 나서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 청년들이 생활하기 좋은 도시”라고 입을 모은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근무 중인 김상환 씨와 김가희 씨, 이샘병원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이경헌 씨가 부산 생활의 만족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이원준 기자
■팬데믹에 서울행, 팍팍한 삶에 부산으로

호텔리어가 되는 게 꿈이었다. 풀 먹인 듯 빳빳하게 다린 옷을 입고 손님을 숙소로 안내하는 일이 꽤 단정하고 반듯해 보였다. 그리고 안정적이라 생각했다. 관광도시 부산에서 호텔이 망했다는 이야기는 잘 들어본 일이 없기도 했다. 착실하게 대학입시를 준비해 한 대학의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고, 꽤 번듯한 호텔에 취직도 했다. 호텔리어로 열심히 살면 내 삶도 빳빳하게 쫙 펼쳐질 줄로만 알았다.

4, 5년이 지났을까.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세균 때문에 뿌리째 흔들리는 관광업 자체에 신뢰가 깨졌다. 그리고 호텔에서 퇴사했다.

전염병이나 환경에 영향을 안 받는 IT 관련 직장을 찾았다. 문과생 출신으로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했지만, 부산에서는 관련 교육을 받기가 어려웠다. 서울로 갈 수밖에 없었다. 적절한 교육 과정과 수료 후 직장이 연계되는 서울은 취업 준비생에게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4, 5개월 동안 ‘다시 태어난다’라고 생각하며 공부에 집중했고 결국 관련 자격증 등을 땄다. 기대했던 IT 업체에도 취직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사는 게 쉽지는 않았다. 주거비 등 물가가 높아 일을 해도 돈을 모으기가 어려웠고, 업무 강도를 감당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다 부산에 지사를 개설하려는 꽤 잘 알려진 IT 업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입사시험에 합격을 했고,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다.

1년 전 부산으로 돌아온 이른바 ‘유턴청년’ 장한나(32·소프트웨어 개발) 씨의 이야기다. 부산에서의 삶은 만족한다고 한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옥철을 견뎌야 하는 긴 출퇴근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가족들과 원래 살던 집에서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도 서울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해 미래를 구상할 수도 있다. 장 씨는 “서울에 있을 때는 기다리던 도시철도에 사람이 너무 많아 결국 못 타고 몇 대를 보내야 할 때도 많았다. 월세 등을 제외한 물가는 서울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부산이 더 저렴했다. 지금은 가족들과 생활하면서 꽤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직장 찾아 서울 갔지만, 부산으로 U턴

이샘병원에서 근무하는 이경헌(30·전산 관리) 씨는 부산지역 대학교에서 IT 관련 전공을 이수한 후, 서울에서 경력을 쌓고 약 1년 전에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 씨는 “졸업 후에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면 서울로 갈 수밖에 없었다. 당시 부산에는 관련 직업 교육을 받을 곳도 마땅치 않았고, 교육을 마친 후 연계된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이 씨 역시 서울 생활이 녹록지 않았다. 1인용 침대가 들어가면 책상 하나 놓기도 빠듯한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서울에서도 임대료가 비싼 서초구 쪽이었는데 월세로 80만 원이 나갔다. 월급이 적지는 않았는데 생각보다 손에 남은 돈이 많지는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부산의 한 병원에서 전산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입사 지원을 해서 결국 유턴에 성공했다. 전 직장과 비교해 월급은 줄었지만, 나가는 돈은 더 줄었다. 가족과 생활해 주거비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컸다. 이 씨는 “현재 근무환경에 매우 만족한다. 조직이 작은 대신 한정된 인력 내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고, 다양한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며 “무엇보다 가족과 같이 지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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