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불과 3개월 만에 1.6%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민간 투자은행(IB)을 제외하고 정부 기관이나 국책 연구원, 국제기구 등이 현재까지 제시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이자 첫 0%대 예측이다.
미국 관세 부과 등 통상 여건 악화와 건설업·민간소비 중심의 내수 부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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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김지연 전망총괄(왼쪽)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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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14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치는 지난 2월(1.6%)보다 0.8%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 2월에도 직전 전망이었던 지난해 11월(2.0%)보다 0.4%포인트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불과 3개월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특히 이날 KDI의 전망치는 국내 주요 싱크탱크는 물론 정부 기관이나 국내외 기관·기구를 모두 합쳐 가장 낮은 수치다. 첫 0%대 전망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KDI의 우려가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KDI는 성장률 하향 조정의 이유로 크게 ▷건설업(내수) 부진 ▷통상여건 악화를 꼽았다.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전망치는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현 수준대로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산출한 수치”이라며 “관세 부과 등 대외 요인이 (성장률 전망치 중) 0.5%포인트를, 내수 부진 등 내부 요인이 0.3%포인트를 각각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KDI는 내수와 관련해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숙박·음식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기업의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KDI는 올해 국내 건설투자가 지난해보다 4.2%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요 회복에도 경기 불확실성 지속 여파로 1.7% 증가하는 데 머무는 등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소비도 지난해와 비슷한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취업자 증가 폭도 지난해 16만 명에서 올해 9만 명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KDI는 수출과 관련해서도 “반도체 호조세에도 여타 산업 부진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향후에는 미국 관세 인상으로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의 상품 수출(물량 기준)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반기에는 0.7%, 하반기에는 0.2% 각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1.7% 수준으로 예측됐다.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 영향이다.
KDI는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관련해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 여건 악화와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제화 등을 감안해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물가 하방 압력에 대응해 보다 완화적인 기조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