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와 서구 등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지역에서 실제 생활을 하면서도 주민등록은 하지 않는 거주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공공생활 서비스 이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해당 지자체 인구로 인정되지 않는 이들을 위한 배려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건널목을 건너는 보행자들.

13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인구 감소 지역 거주자 가운데 33%는 주민등록이 되지 있지 않은 ‘체류형 생활인구’로 파악됐다. 지난해 1~6월을 기준으로 한 ‘월평균 중장기 체류 인구 및 월간 비등록 거주자 현황’를 보면 11~21일 거주 비중(중기)은 부산 동구가 85%로 가장 많았다. 부산 서구는 54%로 10위였다. 21일~ 31일 거주자(장기) 순위에서는 동구(45%)와 서구(28%)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11~31일(중장기) 거주자 부문의 동구(40%) 순위는 6위였다.

국토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체류형 생활 인구의 생활등록제 도입 방안’ 보고서를 펴냈다. 주민등록과 별도로 개인이 주소지 외에 일상적으로 활동하는 지역에서 등록하게 하는 제도다. 이 보고서에서 국토연구원은 지난 2023년 ‘인구 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생활인구 개념이 도입됐지만 후속 조치가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에 국토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복수주소제가 도입돼야 하지만 과도기적 조치로 생활등록제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행정·재정적 부담, 주민등록인구와의 형평성 문제, 제도 악용 우려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생활인구 유형화 및 개념 정립, 법·제도적 기반 마련, 지자체 단위 시범 도입, 생활인구 대상 지역 간 권리·의무 체계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