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힘으로 달리는 열차가 오는 2028년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전차선을 통한 외부 전력 공급을 할 필요가 없어 전철화가 어려운 지역의 철도 접근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동차. 국토교통부 제공

7일 국토교통부는 현재 운영 중인 노선에 수소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수소열차를 시범 운행하는 ‘수소전기동차 실증 R&D(연구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수소전기동차는 객차에 동력이 분산되고 양방향 운행이 가능한 중·근거리용(통근용) 열차를 말한다.

실증 사업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주관 기관으로 참여한다. 지난 2022년 국가 연구개발로 확보된 수소전기동차 핵심기술이 현장 실증을 거쳐 조기 상용화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투입 예산은 321억 원(국비 200억 원·공공기관 및 민간 121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우선 출력 1.2MW, 최고 운행속도 150km/h(설계속도 165km/h), 1회 충전 주행거리 600km 이상의 성능을 갖춘 수소전기동차 1편성(2칸)을 2027년까지 제작하기로 했다. 이어 형식승인 등 안전성 검증을 거쳐 실증 노선에서 시범 운행한다. 아울러 비전철 노선에 수소 충전소, 차량 검수시설 등 관련 기반시설을 만든 뒤 수소전기동차와 함께 운영하면서 시설 성능과 적합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소열차 기술 기준 및 운영·관리 규정을 마련, 각종 제도 개선과 불합리한 규제 해소도 추진한다. 상용화 시기는 2028년으로 정했다.

수소열차는 용기에 저장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를 생산한 뒤 전동기를 구동해 추진력을 얻는 미래형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별도의 외부 전력 공급이 없어도 되므로 비전철 노선 지역에서도 열차 운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디젤열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배 이상 높다. 탄소가 배출하지 않아 노후 디젤열차를 수소열차로 대체하게 되면 경제적·환경적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도 생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세계 수소열차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 성장하는 추세다. 올해 26억7000만 달러(3조8000억 원) 수준인 시장 규모는 2035년 264억1000만 달러(37조6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각국도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수소열차 개발과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일은 2018년 9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열차를 상용화했다. 미국·일본·중국·캐나다 등도 시험 운행을 진행 중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수소열차의 국제 경쟁력 확보와 조기 상용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정했다. 8일에는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사업 시행기관과 함께 실증 사업 착수보고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내실 있는 사업 진행을 위한 세부 내용과 추진 계획 등을 살핀다. 정의경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우리 수소열차를 조기에 상용화함으로써 K-수소열차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철도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며 “앞으로 노후 디젤열차가 수소열차로 빠르게 대체되면 수소열차 핵심 부품과 기반시설을 포함한 전후방 연계 산업 활성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확충 등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