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주꾸미 위판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바다의 수온이 낮아지면서 어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꾸미.

7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주꾸미 제철인 지난 2월 말부터 4월까지 주산지인 서해안 지역의 위판량은 404t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2007t)보다 약 80% 감소했다. 연간 주꾸미 어획량은 2020년 3327t에서 지난해에는 1748t으로 47.5% 줄었다. 봄에 잡히는 주꾸미의 감소 폭이 다른 계절보다 더 컸다. 수협은 올해 늦추위로 인해 유난히 낮아진 수온이 난류성 어종인 주꾸미가 어군을 만드는 것을 방해한 것으로 본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연안 수온 정보에 따르면 서해의 수온 관측치는 지난 2월 초(4~10일) 3.6도로 작년보다 1.5도, 2월 18~24일은 전년보다 2.6도 낮았다. 특히 서해 수온은 지난 1월부터 한 주를 제외하고 최근까지 줄곧 작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2월 들어서는 평년보다도 낮은 수온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22~28일부터는 평년보다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강해지는 저수온 현상에는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이상 한파가 심해질수록 봄 바다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도 강해진다는 것이다.

반면 해양수산부는 올해 봄철의 주꾸미 위판량 감소는 저수온이 강해지는 주기에 따라 발생한 통상적인 현상이어서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기는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서 비롯되는 어획량 감소 및 양식 어종 폐사와 같은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는 만큼 어민의 어업 면허 전환이나 양식장을 이전해 주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해수부 측은 “어민의 주거지 이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현장을 돌면서 대책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