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IPO 대어(大魚)’라 불리던 DN솔루션즈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돌연 철회했다. DN솔루션즈는 5조 원 안팎의 몸값을 기대했지만, 흥행이 불발된 것이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움츠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6·3 대선을 앞뒀고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가치를 설명했다. DN솔루션즈 제공

DN솔루션즈는 지난 30일 경영진 회의를 열어 상장 추진 철회를 결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DN솔루션즈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현재와 같은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당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DN솔루션즈는 지난달 22∼28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희망 공모가는 6만5000∼8만9700원으로, 공모 규모는 1조1399억∼1조5731억 원, 상장 뒤 시가총액은 4조1039억∼5조6634억 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5영업일 간 진행된 해외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하며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국내 공모주 시장을 불신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LG CNS, 서울보증보험의 수요예측에서도 해외 기관투자자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최근 5년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대어급 회사의 상장 철회가 이뤄지면서 시장 위축 우려도 나온다. DN솔루션즈의 상장 철회로 IPO 시장의 냉랭한 투자 심리가 확인됐고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IPO 일정을 진행 중인 기업들의 완주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 상황의 급반전이 없으면 DN솔루션즈를 비롯한 대어들의 상장 재추진도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N솔루션즈는 1976년 대우중공업 공작기계 사업부로 출발해 현재 매출액 기준 국내 1위·글로벌 3위의 공작기계 제조사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