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7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할 것으로 경제·금융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지난 3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장용성 금융통화위원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국제신문 DB

13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동결 전망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환율 불안을 꼽았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가 지난 9일 본격 발효되자 1480원을 넘어섰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2일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과 함께 1450원 내외로 떨어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언제든지 1500원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인 만큼 금통위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 2월 들썩인 가계대출과 서울 부동산 가격 등의 안정 여부, 아직 불확실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나 집행 시기 등을 더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일단 금리를 묶을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보조를 맞추는 차원에서 4월 동결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다음 달에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관세 전쟁 등에 따른 경기·성장 악화 양상이 더 뚜렷해지면 한은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눈높이를 다시 한번 더 낮추면서 금리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4월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되더라도 올 한 해 전체로 보면 한은의 인하 횟수가 애초 전망보다 다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강도가 예상보다 높은 가운데 추경 등의 재정정책이 경기 부양에 충분한 정도로 실행되지 않으면 금리라도 더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초 올해 2월과 5월, 상반기 두 차례 인하로 올해 통화 완화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 하반기 인하까지 포함해 ‘연내 3회’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